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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자리 주세요

주님께서 맡기신 곳에서 충실하게 사명 수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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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비전
기사입력 2015-04-30

 

▲본지 주필/ 하손성경대학 총장.     © 크리스천비전

 

   13년 전의 일이다.  한 달 일정으로 교육선교를 떠났다.  LAX에서 인천을 경유해 선교지로 가는 여정이었다.  당시는 공항 대기실에서 탑승구로 들어갈 때 좌석번호를 지정받는 시스템이었다.  대기실에서 혼자 기도하던 중 “좋은 자리 주세요”라는 말이 나왔다.  비행기의 좌석은 앞, 뒤, 중간, 창가, 복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쾌한 장거리 비행에는 좌석도 한몫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자리는 즐겁고 유익한 교제를 할 수 있는 ​승객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불편한 승객과 합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대를 가지고 탑승했으나 내 좌석번호는 높은 숫자였다.  마음 놓고 뒤쪽을 향해 걸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 맨 끝에 두 사람만 앉을 수 있는 마지막 자리였다.  이 곳이 좋은 자리인가?  실망이 되었다. 

 

   마지막 기대는 어떤 승객이 내 옆에 앉을 것인가였다.  한참을 기다리니 건장한 중년 남자 손님이 다가왔다.  먼저 악수를 청했다.  손이 두텁고 거칠었다.  어느 정도 신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분은 내게 한국 가느냐고 물었다.  아닙니다.  C국에 있는 ㅂㅈ병원에 가는 길이라고 대답했다.

 

   아, 그럼 닥터이시군요?  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럼 개업하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병원은 어디에 있습니까?  무슨 과 전문의이십니까?  예.  병원은 가디나에 있고, 종합병원입니다.  우리 병원은 육신의 병만이 아니라 영적인 병까지 치료합니다. 

 

   그러나 그 분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목사라는 신분을 밝히고 교회가 바로 종합병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때 머리 속을 스쳐가는 깨달음이 있었다.  전도, 전도해야 할 기회다.  이 자리가 복음을 증거하라고 주님께서 준비해 주신 자리구나!

 

   방해자도 없다.  다른 데로 옮겨갈 좌석도 없다.  하나님께서 붙드셔서 내 옆에 앉게 하신 준비된 영혼이었음을 깨달았다.  하나님 아버지, ‘좋은 자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원하는 자리가 아닌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임을 고백하게 되었다.  그 밤은 날짜 변경선을 넘어가는 높은 하늘에서 한 영혼이 예수를 만나게 되는 축제의 시간이었다.

 

   성경에는 여러 자리가 나온다.  보좌, 상좌, 말석, 우상의 자리, 음부의 자리, 회개의 자리….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자리에 앉기를 원한다.  자리가 곧 신분, 명예, 권세 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20장20~21절에 보면 한 어머니가 자기 아들 요한과 야고보를 주의 나라에서 주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마가복음 10:35~45절에는 두 아들이 직접 예수님에게 동일한 부탁을 하는 기록이 있다.  “좋은 자리 주세요”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무엇인가.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또 주님은 섬김과 대속물 되심을 위해서 오셨다고 깨우쳐 주셨다.

 

   좋은 자리가 어디일까?  맡은 사명에 충실하는 현장, 자신의 격에 적당한 자리, 이웃과 사회에 상처와 피해를 입히지 않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도 공항에서 “좋은 자리 주세요”라고 기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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