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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관계

하나님께서는 우리들과 은밀한 관계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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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비전
기사입력 2020-01-10

 

 

▲ 감사선교재단 이사장 김영길 목사.    
©크리스천비전


   어느 금요일 저녁에 예배를 인도하러 본당에 들어가려다가 일곱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에게 붙잡혀서 5분 동안 진땀을 흘린 적이 있다. 그 아이와 나 사이에 오고간 토막대화다. “목사님, 나 목사님 봤어요. 언제? 웬즈데이 모닝에. 어디에서? 어- 교회에서 할아버지, 그 포드 자동차 옆에…. 네가 포드 자동차 옆에 있는 교회에서 수요일 아침에 할아버지와 함께 나를 봤다구? 어, 어. 할아버지가 누구시지? 어, 어. 거기에서 내가 뭐하고 있었지? 어, 어.”


   그때 다른 아이들이 와서 놀자고 그 아이 손을 끌고 가려고 했다. 그래도 그 아이는 내게 뭔가 더 설명하고 싶어했다. “그래, 그럼 네 이름이 무엇이니? 주원이요. 그럼 아버지 이름은? 잊어버렸어요. 엄마 이름은? 미미요. 미미라 음… 미미가 누구지?”


   미국에 오면 대부분 한국 이름에 영어 이름을 하나 더 갖기 때문에 이름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수요일 아침에 나를 보았다는 그 아이를 기억하기 위해 이것저것 더 물어보았다. 그 아이는 나를 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반가워서 놀다가 뛰어와서 아는 체를 하는데, 나는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더구나 그 주간에는 감기몸살로 정신없이 지냈기 때문에 수요일 아침에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기억에 없었다. 아이의 얼굴에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나는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그 아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다시 차근차근 묻기 시작했다. “그래, 그러니까 지난 수요일 아침에 네가 할아버지하고, 같이, 어떤 교회, 포드 자동차 옆에 있는 교회에서 나를 봤단 말이지?”


   답답했던지 그 아이는 내 말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그날 온종일 그 아이 생각을 했다. 그 아이는 담임목사인 나를 친밀하게 아는데 나는 그 아이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날 밤에 기억이 돌아왔다. 그 아이는 수요일 아침, 교회 모양의 장의사에서 할아버지 장례예배에 참석했던 어떤 집사님의 큰아들이었다. 그 장의사 가는 길목에 포드 자동차 딜러가 있었다. 나는 그날 밤 주원이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야 생각이 났다고 말하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나는 우리 교회 아이 하나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 쩔쩔매는데, 하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우리 자신들보다 더 세밀하게 알고 계신다. 하나님은 마치 왕이 백성들을 만나듯이 우리를 만나시지 않고 아버지가 자녀를 만나듯이 만나주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개인적이고 은밀하다. 하나님께서 우리들과 은밀한 관계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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