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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나님 어찌하여

황급한 그의 목소리에서 뭔가 불길함을 직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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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비전
기사입력 2019-11-08

 

▲ 김영애 사모.     ©크리스천비전


   “사모님, 지금 총장님 어디 계십니까?” 학생들과 함께 피지로 선교 여행을 떠났던 김영섭 박사의 전화였다. 닷새 전, 열 명의 한동 학생들은 한국 감리교 남부연회 후원을 받아 세워진 비전 칼리지(일종의 기술 전문학교)의 교장, 김주성 선교사의 요청으로 폴리네시안 원주민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 위해 컴퓨터 10대를 가지고 피지로 떠났었다. 피지의 주민들은 폴리네시안 원주민들과 인도와 중국계 아시안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이슬람교와 힌두교를 믿고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제자훈련(HDTS)을 받은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교수들과 국내외로 단기 선교를 떠나는데, 그해 여름 방학에도 많은 학생들이 중국, 터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피지 등으로 떠났다.


   황급한 그의 목소리에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불길한 마음을 누르며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총장님은 학교에 계시는데, 무슨 일이세요?” “사고가 났습니다. …경식 군은 파도에 휩쓸려 익사했고, 영민 군은 실종되었습니다.” 힘없는 그의 목소리는 청천벽력과 같이 내 귀를 때렸다. 나는 전화기를 든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귀를 기울였다. “이곳은 물이 귀한 곳이라 남학생 다섯 명이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가두어 둘 연못을 운동장 한 모퉁이에 판 후, 몸에 묻은 진흙을 씻으려고 학교 건너편에 있는 바다로 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바다는 바람도 일지 않고 평온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물이 허리 정도 오는 산호초로 둘러싸인 방파제까지 갔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일어 학생 두 명을 순식간에 휩쓸어 갔습니다….”


   첫 입학생인 강경식 군과 권영민 군은 방학에도 집에 가지 않고 학교의 고난과 어려움에 앞장서서 도왔던 학생들이었다. “아! 하나님! 어찌하면 좋습니까! 이 소식을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알리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진 듯 앞이 캄캄했다. “아! 하나님! 어찌하여 이 일을 허락하셨습니까!” 밖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무지 정신 둘 데를 찾지 못해 앉아 있는 내게 누군가 말했다. “사모님,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이 슬픔을 잘 견딜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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